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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노사정 합의안' 부결…김명환 사퇴 등 후폭풍 불가피 투표인원 1311명 중 찬성 499명, 반대 805명 '부결'
[사진-IBS중앙방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끝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내부 추인을 받지 못했다.

예고한대로 김명환 위원장이 사퇴 수순을 밟고 이번 사태를 둘러싼 내홍이 심화되는 등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23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노사정 합의안 찬반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투표인원 1311명(재적인원 1479명) 중 찬성 499명(38.27%), 반대 805명(61.73%)으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무효는 7명이었다.

대의원대회는 조합원 총회 다음으로 위상을 갖는 의결 기구다. 조합원 500명당 1명꼴로 선출한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투표 결과는 노사정 합의에 반대한다는 내부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특히 투표율이 88.6%에 달하는 등 높은 참여율로 반대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는 해석이다.

앞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는 지난 4월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민주노총 참여로 22년 만에 한 자리에 모인 노사정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40여일간의 논의 끝에 고용유지 노력,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로드맵 수립 등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지난 1일 협약식을 불과 15분 앞두고 민주노총 내부 강경파가 합의안 내용 미흡을 이유로 김 위원장의 참석을 물리적으로 막아서면서 노사정 합의 선언은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소수 간부 중심의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서 합의안 추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다수의 반대로 또다시 불발되자 대의원들의 판단을 직접 묻겠다며 대의원대회를 소집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찬성 측은 합의안 내용이 다소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 있는 전진이라며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합의안을 추인해야 한다고 피력해왔다. 합의안 부결 시 즉각 사퇴도 예고했다.

반면 반대 측은 해고 금지 등이 빠진 노사정 합의는 '야합'이라며 압도적 부결을 통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언적, 추상적 합의에 그쳐 민주노총의 요구와 거리가 멀고 자본에 대한 특혜로 가득 차 있다고도 했다.

이들은 특히 중집에서 반대한 합의안을 김 위원장이 '독단'으로 대의원대회에 부쳤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찬성 측보다 반대 측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이번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민주노총은 그야말로 격랑 속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예고한대로 김 위원장이 사퇴 수순을 밟으면서 지도부 공백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김 위원장 임기가 올해 말까지로, 차기 위원장 선거를 앞둔 만큼 비대위는 새 지도부 선출 준비에 착수할 전망이다.

민주노총 내 고질적 문제인 정파 갈등도 재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파 상층부가 민주노총 위에 군림하고 다수 의견과 물리적 압력, 동원식 줄 세우기에 걸려 사회적 교섭을 끝내는 것은 100만 민주노총 대중 조직을 망치는 길"이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노사정 대화 자체에 불신을 갖고 투쟁만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통하면서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는 당분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조합원 규모에서 '제1노총'으로 올라선 민주노총의 사회적 입지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2017년 말 조합원 직선제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김 위원장을 민주노총 스스로 '탄핵'시킨 것과 다름 없다는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여 내부 진통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안 부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사퇴할 예정이다.

 

박경선 기자  dokdos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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