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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구속영장...기로에 선 이재용 "도와달라"
[사진-IBS중앙방송]

삼성이 또 다시 기로에 섰다. 아니 사선에 섰다. 세계 모든 기업이 '코로나19'로 비상 경영에 몰두하고 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일(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하는 기소 전 피의자 구속 심사대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횟수로 세 번째다. 2017년 1월 국정농단 사건 뇌물공여 혐의로 특검의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특검의 두 번째 영장청구로 구속됐는데, 1년여의 재판을 받고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 부회장은 풀려난 지 2년 4개월 만에 또 다시 구속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초격차' 기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달려야 할 세계 최고 기업의 경영인이 근 4년이란 세월을 수감생활과 검찰 조사에 불려다닌 셈이다.

삼성도 이날 '합병 당시 주가 조정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근거없는 무리한 추측보도를 자제해달라는 입장문을 전하며 "장기간에 걸친 검찰의 수사로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되어 어려운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사실상 국민과 사법부에 대한 마지막 부탁으로 잃힌다.

검찰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2015년 5월부터 7월까지 52일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문이다.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이 부회장이 관여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 또 다시 구속될까...법원 영장 발부 촉각

그동안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여부를 놓고 검찰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첨예한 대립을 벌여 왔다. 특히 삼성 측 변호인단은 지난 3일 검찰의 경영권 승계의혹 수사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것인지, 또 기소의 타당성이 있는지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튿날 구속영장 신청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는 구속심사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고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 등의 사법적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내일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 결과에 따라 삼성의 앞날도 달라질 전망이다. 또 다시 총수가 구속된다면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영 위기극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반도체(DS)-스마트폰(IM)-가전(CE) 등 3개 사업부문을 축으로 굴러가는 삼성전자는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울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미·중 분쟁 속에 최근 일본 리스크까지 부각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 지배력은 이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기업들에게 넘어 간지 오래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스마트폰용 OLED 패널 부품까지 넘보고 있는 실정이다.

재계에서는 형사소송법상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르면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지가 없거나 ▲증거인멸 염려가 있거나 ▲도주의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구속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와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를 고려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주거가 일정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최대 기업의 총수로서 기업을 팽개치고 도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부회장의 주거지는 최근 시민단체가 자택 앞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수사가 1년 7개월여 동안 진행되어 왔고 검찰 주장대로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만큼 증거인멸의 우려나 구속의 시급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여론도 검찰에게 유리하지 않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와중에 경제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기업의 총수를 꼭 구속 기소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실체적 진실을 떠나 ‘공판 중심주의’에 입각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라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정농단보다 2년 앞선 시점에 이뤄진 사안이다. 합병이 완료된지 5년이 지났고, 그동안 정권도 바뀌었다. 그래서 사안이 복잡하고 여러 의혹과 현상이 뒤엉켜 있다"며 "법원이 사실에 기초한 객관적이고 철저한 증거를 토대로 엄정한 판단을내려야 한다"고 전했다.

 

박경선 기자  dokdos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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