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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4관왕]봉준호, 92년 아카데미 새 역사 썼다 非영어권 영화 최초 작품상 영예
[사진-IBS중앙방송]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까지 품으며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 샘 멘더스 감독의 '1917'를 제치며 이변을 일으켰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1917'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 등을 제치고 작품상을 받았다.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데 이어 수상의 영광까지 안았다.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을 가져갔다.

1929년 아카데미 시상 이후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은 것은 최초다. 아시아계 영화로서도 첫 수상이다.우리나라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이후로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했으나, 최종 후보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2018)이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에 든 것이 종전의 최고 성과였다.

'기생충'이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가면서 한국영화는 58년 만에 한을 풀게 됐다. 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것도, 수상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영화계를 넘어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까지 새로 썼다.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외국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특히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는 역대 두번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가 최초의 수상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더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제치고 감독상까지 받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영화 최초의 수상이자,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끝났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이다.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상을 받을 줄 몰랐다"며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샘 (감독님들도) 너무나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다.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기생충'은 '나이브스 아웃', '결혼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1917'을 제치고 각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영화 최초이자 아시아 영화 최초의 수상이다.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외국어 영화로는 17년 만의 수상이다.

[사진-IBS중앙방송]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수상한 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쓰진 않지만 한국이 처음 탄 아카데미상"이라며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우리의 멋진 대사를 화면에 옮겨준 기생충 배우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기생충'은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제라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을 제치고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봉 감독은 "이 부문의 카테고리 이름이 바뀌었다.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바뀌었다"며 "이름이 바뀌고 처음으로 상을 타서 매우 기쁘다. 이름의 변화가 상징하는 바가 있다.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제영화상 수상은 일찍부터 예견됐다. 현지 매체와 영화평론가들 사이에서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FISA)에서도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던 터라 가능성이 높았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기생충'이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까지 거머쥐면서 한국영화계는 경사를 맞았다. 세계적으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문화의 수준을 재평가하게 만든 쾌거다. 국제영화계에서 한국 작품은 물론이고, 봉준호 감독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오른 '부재의 기억' 수상은 불발됐다. 이날 '부재의 기억'의 이승준 감독은 세월호 유족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 영화는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상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나, 단편 다큐멘터리상은 '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 존'에게 돌아갔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부재의 기억'은 29분짜리 다큐멘터리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 소재와 참사의 원인에 집중하는 기존 작품과는 달리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2014년 4월16일 당시 사고 현장에 집중한다.

작품상 수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1917'은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촬영상을 비롯해 음향 효과상, 시각효과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여우주연상은 '주디'의 르네 젤위거가 가져갔다. 남우조연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 여우조연상은 '결혼 이야기'의 로라 던에게 돌아갔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 등 아카데미 회원들이 직접 수여한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종 투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됐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이창동·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이병헌·최민식·배두나 등이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

▲작품상='기생충'
▲감독상=봉준호('기생충')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조커')
▲여우주연상=르네 젤위거('주디')
▲각본상=봉준호·한진원('기생충')
 ▲각색상 =타이카 와이티티('조조 래빗')
▲남우조연상=브래드 피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우조연상=로라 던('결혼 이야기')
▲편집상='포드 V 페라리'
▲촬영상='1917'
 ▲미술상='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의상상='작은 아씨들'
▲분장상='밤쉘'
▲시각효과상='1917'
▲음악상='조커'
▲음향편집상='포드 V 페라리'
▲음향효과상='1917'
▲주제가상='러브 미 어게인'('로켓맨')
▲국제장편영화상='기생충'
▲장편 애니메이션상='토이 스토리4'
 ▲단편 애니메이션상='헤어 러브'
▲단편영화상='더 네이버스 윈도'
▲장편 다큐멘터리상='아메리칸 팩토리'
▲단편 다큐멘터리상='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 존'

 

이재호 기자  dokdos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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