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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31년 만에 금호 떠난다…HDC 품에서 재도약 나서 국내 2위 항공 아시아나, 31년만에 새 주인 맞아
[사진-IBS중앙방송]

제2의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출범 31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범(汎) 현대가인 HDC그룹의 품에 안겼다.

금호가의 대표 계열사였던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0년 그룹의 재건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다. 여기에 지난 3월 회계감사 '한정' 사태를 겪으면서 모회사 금호산업은 지난 4월 매각을 결정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굵직한 대기업들이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외에는 대기업으로 꼽힐 만한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없어 인수전에 다소 김이 빠지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그룹으로 편입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자회사 매각 가능성 및 노사 갈등 해결 등에 대한 현안도 남은 상황이다.

◇새 주인 맞은 아시아나항공…인수 계약 마쳐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은 27일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당초 금호산업과 HDC 측은 이달 12일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구주 가격과 기내식 관련 과징금 등 우발채무에 대한 손해배상 한도에 의견이 갈리며 체결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HDC측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태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구주 가격의 15% 이상(약 480억원)을 손해배상 한도로 정해 금호산업이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금호 측은 구주 가격의 5%(약 160억원)만 부담하겠다고 맞섰다. 양측은 결국 한발씩 물러서 9.9%에서 합의했다. 

HDC 측은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이다.

금호산업 측은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하므로 딜은 2020년 상반기 내로 최종 마무리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고부터 시작되는 변화…기재·서비스 경쟁력 제고 전망

31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은 '옛 주인' 금호아시아나그룹 흔적 지우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날개' 마크를 대신할 새로운 마크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C그룹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실무진을 불러 최종 계약 마무리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새 브랜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로고 교체에 따라 항공기를 비롯한 모든 물품에서도 새로운 마크가 적용될 보인다. 지난달에는 기내식 우유 공급업체도 기존 연세우유에서 매일우유 등으로 변경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 사명도 앞에 'HDC'가 붙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HDC그룹 계열사는 '부동산 114' 외에 모두 사명에 'HDC'가 붙었다. 항공업계에선 각 항공사의 이미지와 결부된 승무원 유니폼 디자인이 바뀔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기체 변경과 더불어 서비스 혁신도 기대된다. HDC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신형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기존 경영진 체제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임기(2022년 9월)가 2년 9개월 정도 남았지만,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한 사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진을 물갈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HDC 측은 SPA 체결을 마무리하고 내년 1분기 중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교체할 예정이다.

◇'재무구조 부실' 꼬리표 떼고 경영 정상화 속도낼 듯

 매각이 최종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HDC 측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 정상화 노력을 통해 지난 2014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를 약 5년 만에 졸업했지만,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규모로 우려가 이어졌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흥행의 걸림돌 또한 악화한 경영 상황이 최대 원인으로 꼽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HDC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신형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새 주인을 맞기 전 고정비 절감에 속도를 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3일부터 2004년 12월31일 이전 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영업직, 공항서비스직 가운데 근속 15년 이상이 대상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도 동일한 내용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최소 15일에서 최대 3년 간의 무급휴직 실시도 안내한 바 있다.

항공업계는 새 주인을 찾은 아시아나항공이 항공 서비스 본연의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조원 가량의 실탄을 투입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안정적 재무여건이 조성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서비스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승계 협의·자회사 매각 가능성 등 새 현안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마무리됐지만 또 다른 현안도 부상하고 있다.

우선 고용 승계와 관련한 노사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지난 22일 긴급회의를 열고 고용승계 등을 위한 전면 투쟁 방침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응 대책 회의 측도 지난 10일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협력업체 노동자 전원의 고용을 승계하라"며 경영진에 고용 승계에 대한 책임을 촉구했다.

아시아나항공열린조종사노동조합은 미지급 야간·연장근로수당의 체불임금을 요구하는 단체소송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제 막 인수 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고용승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재매각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2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도 모두 보유하려면 나머지 지분도 인수해 보유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나머지 지분 매입을 위한 추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일부 자회사 재매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박경선 기자  dokdos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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