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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마지막 국감도 정쟁 얼룩…'조국 전쟁' 속 구태 만발 21일 종합감사 끝으로 20일간 대장정 마무리
[사진-IBS중앙방송]

지난 2일 막을 연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21일 종합감사(일부 상임위원회 제외)를 끝으로 2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의 본래 취지는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감시와 견제다.

그러나 이번 국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키면서 정부 정책을 검증하는 정책 감사는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막말과 욕설, 고성 등 정치권의 구태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여야는 전체 17개 상임위 가운데 13곳이 일제히 막을 올린 국감 첫날부터 조 전 장관을 놓고 곳곳에서 격돌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교육위원회, 정무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거의 모든 상임위 국감에서 연일 '조국 이슈'가 도마에 오르면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예고한 대로 '제2의 조국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여야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은 곳은 단연 법사위 국감이었다. 대법원과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법무부 등이 피감기관으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검찰개혁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수사에 나선 목적은 다분히 정치적이었으며 '먼지털이식 과잉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조 전 장관과 자택 압수수색 담당 검사의 통화 사실이 야당 의원에게 전달된 상황을 '야당과 검찰의 내통'으로 규정하는 한편 언론에 대한 '피의사실 흘리기' 의혹을 고리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문제 삼아 검찰 수사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맞섰다. 특히 조 전 장관을 "가족 사기단 수괴"라고 표현하며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감 내내 조 전 장관을 놓고 난타전을 벌인 법사위 국감은 지난 14일 '변곡점'을 맞는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국감을 하루 앞두고 전격 사퇴하면서다. 결국 '조국 없는 조국 국감'으로 진행된 법무부 국감에서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무책임하고 비겁하다"고 질타를 쏟아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감 데뷔전'이기도 한 대검찰청 국감에선 여야가 공수를 바꿔 또 한 번 '조국 대전'을 재현했다.

윤 총장 인사청문회 때만 해도 윤 총장을 '적임자'라고 지지했던 민주당은 "검찰 불신"을 외치며 윤 총장에 날을 세웠다. 반면 청문회 당시 윤 총장 임명을 강력 반대했던 한국당은 윤 총장에게 "짠하다"며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사진-IBS중앙방송]

교육위의 교육부와 서울대에 대한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자녀의 특혜·입시 의혹 등을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한국당은 교육부가 조 전 장관 자녀 의혹과 관련해 특별 감사는커녕 '입시부정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장관 자격이 없다"고 호통쳤다.

특히 한국당은 조 전 장관의 일터이자 자녀 의혹과 연관돼 있는 서울대 국감에서 조 전 장관 딸의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 조 전 장관 딸과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 진위 여부 등을 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 딸이 특수학생 전형으로 성신여대에 입학할 당시 나 원내대표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나 원내대표 아들의 서울대 논문 포스터 저자 등록과 실험실 출입 특혜 의혹 등으로 역공에 나섰다.

정무위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은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를 "명백한 주가조작", "조국 게이트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위법성이 밝혀진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정무위의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선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기소된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의 업무 수행이 이해 충돌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조 전 장관 자녀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할 당시 센터장을 지냈던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이 정무위 국감에 출석하면서 야당은 조 전 장관 자녀 인턴과 관련해 한 원장에게 집중 포화를 날리기도 했다.

문체위는 여야가 증인채택 문제에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증인 없는' 국감을 치렀다.

한국당은 그간 한인섭 원장의 부인인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을 증인으로 요구해왔다. 민주당은 그러나 문체위 국감을 '조국 국감'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며 한국당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후 민주당은 한국당의 요구 수락 조건으로 나 원내대표 딸 특혜 의혹과 관련해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계자들을 함께 부르자고 역제안했지만 한국당이 거부하면서 합의는 무산됐다.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대한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일가의 탈세 의혹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은 정경심 교수가 부친과 모친으로부터 상속받은 7억원과 관련해 상속세를 내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과세당국의 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는 불가하다고 맞섰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사 인터뷰 유출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KBS가 정경심 교수의 자산을 관리해온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국감 역시 막말과 욕설, 고성 등 구태가 반복돼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7일 법사위 국감에서 한국당 소속 여상규 위원장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순수한 정치문제다. 사법문제가 아니다"며 "검찰에서 함부로 손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수사 외압이라고 지적하자 여 위원장은 "웃기고 앉았네, 진짜. X신 같은 게"라고 욕설해 여야가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았다. 민주당은 여 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이튿날인 8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선 한국당 소속인 이종구 위원장이 혼잣말이었으나 참고인에 대해 "지X, 또XX 같은 XX들"이라고 욕설한 것이 화면에 잡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또 같은 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됐을 때 탄핵됐을 의원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 발언에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야, 너 뭐라고 했어"라고 손가락질하며 소리쳐 국감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복지위 국감에선 김승희 한국당 의원이 대통령 기록관 설립 문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건망증', '치매 초기증상' 등으로 표현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감장에 '이색 아이템'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국감 당시 벵갈 고양이를 데리고 나왔던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올해는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장에 '국대떡볶이'를 들고 나왔다. 국대떡볶이 대표는 최근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지칭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 의원은 품목과 마진 공개를 골자로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반대 의견을 밝히며 "자유시장 경제에 반하는 사회주의 경제 정책을 하니까 떡볶이 대표가 오죽하면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자라는 소리까지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산자위 국감장에 사람의 실제 모습을 모방한 성인용 인형인 '리얼돌'을 자신의 옆 의자에 앉혀놓고 "리얼돌을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페미니스트 모임으로부터 "리얼돌은 산업이 될 수 없다. 이 의원은 사죄하라"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처럼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막말과 고성만 난무한 채 정책 국감보다 '조국 국감'으로 수렴되면서 국감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새로울 것 없는 공방만 이어지면서 '맹탕 국감'이 됐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번 국감은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났다"며 "국감마저 여야가 내 편, 네 편 프레임 싸움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국감 본연의 역할을 망쳐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한인 국감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데 대해 국민은 탄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감을 이런 식으로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차라리 연중 국감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는 21일 상임위 12곳에서 종합감사를 끝으로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을 공식 마무리한다. 겸임 상임위인 운영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는 공식 국감 일정이 종료된 뒤 별도의 국감을 실시할 예정이다.

 

신홍진 기자  hjshin1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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