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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조국 임명 수순…현 정부 첫 '청문회 패싱' 장관 나오나
[사진-IBS중앙방송]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사실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조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장관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에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6일까지 보내줄 것을 재요청했다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이 보고서 송부 시한을 4일만 보장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안에서 기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는 있지만 이번주 금요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에서 임명 강행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윤 수석은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데 귀국 날짜가 6일이다. 문 대통령은 6일 오후 늦게, 또는 저녁 때쯤 청와대로 돌아올 예정"이라며 "귀국해서 청문 보고서를 다 보고, 그 때 최종 결정을 하기 때문에 부득불 나흘의 기간을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6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이튿날인 7일(토요일) 곧바로 임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인 채택까지 최소 5일이 더 필요하다는 야당의 주장을 의식해 송부 시한을 하루 앞당긴 것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윤 수석은 "당초 (송부 기한은) 사흘을 예정 했었다. 그런데 순방이라는 특성이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며 "나흘 째가 돼야 대통령이 순방에서 귀국을 하는 변수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이나 청와대 쪽에서는 9월2~3일 여야가 합의했던 청문회 날짜를 지켜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었다"고 정무적인 판단은 없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한 차례 송부시한을 넘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에 설정한 재송부 기한은 평균 4일에 달했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미송부 된 경과보고서 3건에 대해 재요청을 했었는데, 각각 10일 기한(2건)과 4일 기한(1건)을 보장했었다. 이명박 대통령 때는 총 17회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1일(9건), 2일(3건), 3일(2건), 6일(2건)을 각각 보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때는 14회 재송부 과정에서 1일(7건), 2일(4건), 3일(1건), 5일(2건)의 기한을 각각 설정했고, 문 대통령은 현재까지 23회 재송부를 하면서 3일(4건), 4일(2건), 6일(7건), 7일(2건), 10일(6건) 순으로 기한을 보장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재송부 요청 기한과 관련해 "(이전 정부들은) 매우 형식적으로 하루를 줬다"면서 "참여정부 때나 지금은 길게 10일까지도 줬다. 그때그때 상황 판단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조 후보자를 비롯한 '8·9 개각'에서 지명한 장관급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중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만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임명됐다. 조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인사청문회를 마친 채 청문보고서 채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지난 2일까지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 절차를 마쳐야 했지만 여야 합의 무산으로 결국 청문회는 열리지 않았다.

조 후보자가 전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서두르려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는 야당의 '이틀 청문회' 요구를 한 차례 수용했던 만큼 임명을 위한 정당성은 충분히 확보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날 조 후보자의 간담회를 통해 청문회 무산의 책임이 야당에 있다는 점이 부각됐고, 동시에 청와대는 임명을 위한 명분을 확보한 '일거양득' 효과를 거둔 셈이 됐다는 평가다.

여당 내에서 "이제는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문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는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 회의에서 "재송부 기간은 대통령의 시간이다. 국회의 시간 아니며 한국당의 시간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국회는 이제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조 후보자는 이번 정부 들어서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국무위원이 된 첫 사례가 된다.

국무위원이 아닌 공직 후보자 중에서는 지난 1월24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증인 채택 문제로 청문회가 무산되자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거쳐 임명된 적이 있다.

역대 정부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국무위원에 임명된 사례도 아주 없지는 않다. 이명박 정부 시절 3명의 국무위원이 청문회 없이 임명장을 받았다. 국회 청문 대상인 국가정보원장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4명이 청문회 없이 임명됐다.

2008년 8월6일 당시 이 대통령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임명했다.

18대 국회 원구성이 끝나지 않아 청문회를 담당할 상임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임명을 강행했다. 한 달 뒤 '검증 회의'를 개최하는 조건의 '선(先) 임명, 후(後) 검증' 사례를 남겼다.

참여정부 시절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후임이 된 김성호 장관은 이후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정보원장에 취임하는 과정에서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김 후보자와 관련해 여야가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증인 채택 여부로 청문회 개최 합의에 실패하자 임명했다.

조국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야당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청문보고서 송부 재요청이 오면 인사청문회 일정을 재논의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청문회 개최 5일 전까지 증인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하는 절차상의 이유로 5일 이상의 기한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참여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는 각각 5명과 4명의 장관급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정해진 청문기한을 넘겨 성사된 바 있다.

인사청문제도를 처음 도입했던 참여정부에서는 2006년 2월 유시민(보건복지부)·이상수(노동부)·이종석(통일부)·김우식(과학기술부) 장관 등 국무위원 4명과 이택순 경찰청장까지 총 5명 청문대상자의 청문회가 기한을 넘겨 이뤄졌다.

박근혜정부에서는 현오석(기획재정부)·김병관·한민구(이상 국방부) 장관 등 3명의 국무위원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까지 총 4명에 대한 청문회가 기한 넘어 성사됐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국무위원이 아닌 인사청문 대상자 4명의 청문회가 주어진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양승동 KBS 사장, 김현준 국세청장, 민갑룡 경찰청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등 4명의 장관급 인사의 경우 청문기한 이후 청문회가 열렸었다.

양승동 KBS사장과 김현준 국세청장의 경우 여야 간 일정 협의 지연으로, 민갑룡 경찰청장은 20대 후반기 원구성 지연 탓에 기한을 넘겨 청문회가 성사됐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해외에 나갔던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청문위원들이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국내 복귀가 어려워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김진성 기자  id5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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