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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소동’이 화나는 이유
  • 독도시사신문 편집국
  • 승인 2019.04.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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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길 논설위원장]

 9.28서울수복 당시 유엔군이 옛 서울대학교 앞 도로로 진군해 오자 동네사람들은 황급히 태극기를 그려갖고 길거리로 뛰어나와 태극기를 열열히 흔들며 이들을 맞이했다. 그들은 환한 웃음으로 대답해 줬다. 그게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 집도 예외 없이 그랬다. 어머니와 나도 태극기를 흔들었고 어머니는 유엔군이 포옹해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데 필자가 8살일 때 일인데도 태극기에 대해 잊혀 지지 않는 게 있다. 어머니가 유엔군이 진주하자, 장롱 밑 깊숙한데서 신문지에 싼 물건을 꺼내서 그 안에 든 것을 꺼내셨다. 그것은 여러 번 접혀있었던 태극기였다. 아버지가 납북당한 상태였는데도 어머니는 태극기를 그렇게 간직하고 있었다.

당시 북한 괴뢰군들은 툭하면 민가에 들이닥쳐 청장년들을 잡아가고 집안을 수색하는 등 무서운 나날이 계속될 때였다. 그때 만일 우리 집을 낱낱이 수색했었다면 이 태극기가 발견됐을지도 모른다. 만일 그런 일이 벌어졌었다면 어머니는 물론 나와 내 두 동생들과 함께 반동가족으로 몰려 당장 총살형을 받았을 것이다. 이런 연유에서 필자에게 태극기는 정말 특별하다. 올림픽에서 우승의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아마 애국 국민들이라면 이를 바라보고 가슴이 울컥해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필자는 사회적으로는 한낱 기자에 불과하지만 해외에 취재나 심지어 해외여행을 갈 때라도 모자나 옷깃에 태극기 뱃지를 꼭 달았었다. 나는 대한민국 대표다 하는 맘으로-----. 그런데 요즘 관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태극기 소동은 한심하기도하고 울분이 치솟기도 한다. 태극기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그래서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기법’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국기의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국민도 국기를 게양하거나 흔들 때 경건한 마음으로 잘못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 내 곳곳에서 태극기 수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공직기강이 제대로 확립돼 있다면 이런 일은 1년에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 행사에서 내걸렸던 ‘구겨진 태극기’,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엔드루스 공항에 나온 미국 국기의장대의 ‘빛바랜 태극기’, 방미를 위해 서울공항에 대기하던 대통령 전용기의 ‘거꾸로 걸린 태극기’ 사태가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더구나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장에서도 태극기 대신 촛불과 태극을 형상화한 괴상한 모양의 뱃지를 달고 있었다. 이에 비해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언제나 성조기 뱃지를 달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이었다.

우리나라 문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을 만났을 때 태극기를 안 단다는 것은 이미 많은 국민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참으로 국민이 선출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태극기를 홀대(?)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슬픔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렇게 이 정부들어서 태극기소동이 벌어지는 지 의아스럽기 까지하다. 태극기를 다루는 공직자들의 국가관과 애국심이 문제일까? 어느 특정 기념식에서는 국기에 대한 경례와 심지어 애국가 제창대신에 일부 운동권이 부르는 노래를 부르고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가 휘날려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제 목숨을 걸고 우리선조들이 지켜냈던 태극기 그리고 개인적인 얘기지만 일개 촌부로 태극기를 공산치하에서도 숨겼던 우리 어머니처럼 국민 모두가 태극기를 사랑할 수는 없을까? 대한민국이 없다면 태극기도 애국가도 없다. 그런 국제 방랑자로 살고 싶진 않을 것이다.

이제 각자 생각해 볼 때다.

 

독도시사신문 편집국  dokdos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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