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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골계와 사이비
  • 독도시사신문 편집국
  • 승인 2019.02.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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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혁 박사]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절간에서 쉬고 있는 중 몇 사람들과 우연히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다. 그 때 승려 한분이 말씀을 구수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뒤 산에서는 까마귀가 짖어대는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마치 그 때 이야기는 닭과 까마귀에 관한 이야기 중이었다. 오래된 옛 날 사찰 근처에서 닭을 키우는 농부가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밤 산짐승(살캥이)이 떼로 밀려와서 닭을 다 잡아갔다는 것이다. 살펴보니 암탉 한 마리가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요즈음 말하는 무정란(無精卵)이라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던 그 당시에 날마다 알을 낳더란 것이다. 알을 모와 부화시켰더니 까만 병아리가 태어났다. 그 농부는 스님을 찾아가 물었더니 그것은 사아비(似而非)라 했다고 한다. 이야기는 재미있었으나 속언(俗諺)이요 도청도설(道聽塗說)이었다.

나에게도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天下名鷄, 朝鮮 平澤鷄”라는 구절을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본초강목을 펴고 다시 살펴보았다. 다른 페이지에서 오골계는 5가지로 분류해서 봐야 진짜 오골계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첫째는 흰 털에 검은 뼈(白毛烏骨者), 둘째는 검은 털에 검은 뼈(黑毛烏骨者), 셋째는 알록달록한 털에 검은 뼈(班毛烏骨者), 넷째는 속살이 희고 뼈가 검은 것(肉白骨烏者), 다섯째는 속살도 뼈도 다 검은 것(肉骨俱烏者) 등으로 서로 다르다고 한다. 그 중 진짜 오골계는 다섯째의 육골구오자라고 한다. 그렇다면 닭을 잡기 전에 뼈와 속살의 흑백을 어떻게 구별하느냐? 그 방법은 간단하다. 닭을 잡기 전에 닭의 혀(鷄舌)를 확인하면 된다. 진짜 오골계의 혀는 검기 때문이다. 오골계의 약리적인 우수성 여부는 필자로서 언급할 일은 아니지만, 짐작컨대 그간 얼마나 많은 오골계 애호가들이 가짜를 즐기면서 좋아했을까? 코웃음마저 터져 나온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참말로 곧지 듣고 속았으며,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고, 거짓말을 참말인줄 믿고 제3자에게 전파하여 이른바 무조지언(誣造之言)과 선동과 유언비어 등으로 인한 사회적 악영향을 끼쳤을가 하는 두려운 생각마자 든다. 현재에도 대중매체인 공영방송과 공공방송에서 까지도 가짜뉴스 운운하면서 시시비비하는 갈등 현상을 들어내고 있다. 어느 것인가 한 쪽은 분명히 언론의 사이비(似而非)일 것이다. 특히 우리는 한반도 내의 북한을 교전 집단이다, 정부가 아니다, 라는 말을 최근에도 정부당국자로부터 들은 바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른바 사이비 정치집단이다. 우리는 그들과 더불어 70여 년간 불안한 긴장상태를 이어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평화를 운운하는 그들의 선동 선전에 기야부야(其耶否耶)하고 갈피를 재대로 잡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방황을 하고 있다. 이것이 곧 사이비 마술에 의한 혼 빼기 놀음이 아닌가 싶다.

오골계의 사이비는 닭의 혀(鷄舌)를 확인하는 것으로서 끝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사이비는 판별하기 참으로 어렵다. 사기꾼은 사이비 심리학적 달변가요, 선동자는 사이비 웅변가요, 현혹자(眩惑者)는 사이비 감언자(甘言者)요, 궤변가는 사이비 논리적 이설자(利說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이 불안정하게 되면 이처럼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무리들이 발호(跋扈)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사이비로 변하여 대로를 활보하고, 상품은 사이비 가짜로 둔갑하여 시장에 유통되며, 대중매체의 일부 정보는 불행하게도 사이비 보도로 전파되고 있다면 사회적 정의는 과연 건재할 수 있을까? 논어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무신불립(無信不立)의 풍도가 만연(蔓延)되어 간다면 지상에는 오염된 폐수(廢水)가 범람하는 모양이 될 것이며, 대기권에는 무언의 살인마라는 공해성 미세먼지로 뒤덮이게 될 것이다. 이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사람들 각자가 한 가지만 실천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오골계는 검은 색 혀(鷄舌)을 들어내 보이면 모든 사이비가 근접하지 못한다. 그처럼, 사람의 경우도 음모가 숨겨진 세치 혀뿌리(舌根)을 놀리지 않으면 될 것이다. 정다산 선생은 그의 문집에서 이런 명언을 남기고 있다. 일언이상천하지리(一言而傷天下之利)라는 말이 그것이다. 쓸모없는 한마디 말이 온 천하의 이로움을 손상시킨다는 뜻이다.

묵절(默節)은 백 마디 말보다 더 값이 나간다는 이퇴계 선생의 경고를 되 뇌어보는 것도 선생이 가르치는 수신십절(修身十節)의 실천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중론(中論)의 저자인 서간(徐幹)의 말대로 언청행탁(言淸行濁)의 이율배반을 범하지 않는 생활풍토 진작(振作)에 스스로 나선다면 최소한, 두 가지 면에서 사이비 악습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하나는 오골계 애호가들이 식도락을 즐길 때마다 검은색 혀를 지닌 오골계를 찾는다면 사이비 오골계의 유통은 줄어들게 될 것이며 그러한 풍향은 인간 사이비를 멀리하는 습관으로 퍼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오골계의 검은 색 혀 이야기는 새로운 속언으로 “오골계 같은 사이비 잡놈”이라는 신어(新語)가 유행되어 사이비를 멀리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화민성속(化民成俗)이라는 말이 있듯이 풍속은 순화돼가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각계에서 사이비만 살아져 가도 민생 현장의 즐거움은 훨씬 더해져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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