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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성적표 받아든 고3 교실…"이거 내꺼 맞아?""이건 내 점수 아닐거야"대체로 담담한 표정, 눈물·한숨·걱정 뒤섞여
[사진-IBS중앙방송]

5일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확인한 한 학생은 성적표로 얼굴을 감싸며 이렇게 말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성적에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지만, 밖에서 기다리던 엄마 얼굴을 보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는 학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받아든 점수가 믿기지 않는 듯 수차례 성적표를 들여다보다가 가방에 구겨넣기도 했다. 성적표를 받아든 손이 덜덜 떨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전국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는 2019학년도 수능 성적표가 배부됐다. 고3 학생들이 모두 등교한 오전 8시5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3학년 교실은 왁자지껄했다. 곧 담임 교사가 들어오고, 손에 든 성적표를 본 학생들은 '아…'하고 탄식을 터뜨리며 이내 조용해졌다. 이름이 호명되자 한 명씩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나같이 굳은 표정이 '역대급 불수능'이었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다만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이번 수능이 어려웠다는 게 수차례 공식화한 상황이어서 기대 이하 성적에도 "나만 못 본 게 아니다"라며 고3 학생들은 대체로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가장 어려웠다는 국어 영역에 대한 불만은 여전했다. 올해 국어 과목 만점자는 전체 응시자의 0.03%(지난해 0.61%)에 불과했다.

김연희(18)양은 "고3 들어온 이후 국어 최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김민지(18)양도 "모의고사 내내 1등급이었던 국어가 수능에선 3등급"이라고 했다. 김양은 밖에서 기다리던 엄마가 등을 토닥이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전날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번 수능에서 불거진 국어 31번 문항 논란과 관련,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성 원장은 "수험생과 학부모,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혼란과 심려를 끼쳐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며 "국어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앞으로 지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어 31번은 동서양 우주론, 질점 등 생소한 개념이 긴 지문에 담겨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학생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31번만 부각되는데, 31번뿐만 아니라 국어 문제가 전체 다 어려웠다"고 했다.

올해 수능은 국어뿐만 아니라 수학·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은 영어가 쉬웠지만 국어·수학은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는 모든 과목이 그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이에 따라 수시에서 주요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하는 학생들이 속출할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 이주빈(18)군은 "예상보다 등급이 낮게 나오면서 수시로 넣은 5개 학교 중 4개 학교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슬프지만 예상한 결과"라며 "전체적으로 모든 과목에서 등급 하락이 있었다"고 했다.

이군처럼 등급을 맞추지 못한 학생도 있었지만, 모두에게 어려웠던 시험이었던 만큼 등급이 오히려 높게 나왔다는 학생들도 종종 있었다.

양윤원(18)군은 "국어가 3등급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2등급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군은 "다른 과목 등급 때문에 수시 6개 중 3개는 이미 탈락했다"며 "수능날 이후 수능에 관한 건 잊고 싶다"고 했다.

성적표를 받아드니 오히려 더 떨린다는 학생들도 다수였다. 이제부터 각종 수시 전형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정시 지원 '눈치 싸움'도 예고된다.

같은 학교 김학찬(18)군은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올지는 대충 예상했다"며 "수능 성적보다는 수시 결과가 다음주 목요일에 나오는데 그게 시험 볼 때마다 더 떨린다"고 했다.

 

신홍진 기자  hjshin1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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