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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휩쓴 김다미 "데뷔 음반으로 더욱 성숙해졌죠"
[사진-IBS중앙방송]

 "이번 음반이 성숙한 연주자로 성장하는데 모멘텀이 될 것 같아요. 콩쿠르에 나가던 때보다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웠죠. 거기에 맞춰 따라간다는 것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어요."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30)의 20대는 누구보다 치열했다. 2009년 콩쿠르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그녀는 독일 하노버 요아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와 최고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특별상 수상 등 출전한 모든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콩쿠르를 휩쓸던 김다미의 연주는 강렬하고 재빠른 스포츠카를 연상케 했다. 30대로 접어든 김다미의 연주는 근사한 세단을 떠올리게 한다. 소니뮤직 레이블을 통해 최근 발매한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음반이 보기다.

김다미는 5일 통의동 오디오가이에서 "콩쿠르에 나가던 때는 드라마틱하게 연주했어요. 크게 해야 할 때는 더 크게, 작게 해야 할 때는 더 작게, 빠르게 연주해야 할 때는 더 빠르게 했죠"라면서 "관객에게 제 연주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라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지난 9월5일 지휘자 다미안 이오리오, 동유럽 명문 악단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슬로박 필의 유서 깊은 메인홀인 레두타 홀에서 음반 녹음을 하면서 달라졌다.

"콩쿠르 할 때나 입시를 할 때 연주 경험은 다 잊히고, 다른 차원에서 힘듦을 느꼈다"는 그녀는 "예전에는 저 자신을 스스로 한정하는 사고방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 녹음에서 더 악보에 충실했죠. 한순간의 어필을 포기하더라도 학구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김다미와 슬로박 필은 투어를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음반 녹음 장소였던 레두타홀에서 연주했다. 이후 9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3일 노원문화예술회관, 1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16일 통영국제음악당을 돈다.

김다미의 슬로박 필 협연은 지난해 일찌감치 결정됐다. 이후 슬로박 필은 김다미에게 연주 프로그램을 음반 녹음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상상도 못 한 순간이었죠. 제 정식 첫 음반 녹음을 오케스트라와 하는 것이 부담이기도 했고요. 결과물이 아직도 안 믿겨요"라며 웃었다.

슬로박 필과의 협연 프로그램은 악단이 터전을 잡고 있는 체코, 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드보르자크로 자연스럽게 귀결했다. 앨범에 수록된 3곡 역시 드보르자크의 작품이다.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유머레스크 7번이다.

이 중 바이올린 협주곡은 세계적인 거장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지휘 아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던 곡이다. 김다미가 존경하는 거장과 만난 추억이 담겼다. 유머레스크 제7번은 루체른 페스티벌 데뷔 무대에서 연주한 곡이다.

이번 음반은 벌써 호평을 듣고 있다. 현악사중주단 '알반 베르크 콰르텟' 제1 바이올린인 바이올리니스트 귄터 피흘러는 "김다미는 드보르자크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테크닉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낭만적인 연주, 강렬한 에너지, 그녀만이 가진 색채, 연주로 펼쳐 보였다"고 치켜세웠다.

김다미는 음반 녹음 작업을 하면서 연주 기준을 스스로 높인 자체가 큰 발전이라고 여겼다. "관객 입장을 살짝 포기하고, 제 음악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단계죠."

사실 김다미는 주 레퍼토리가 아닌 드보르자크 연주가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민족성이 뚜렷하게 나오는 감성적인 멜로디, 그 안에서 억압하고 누르고 있는 절제가 매력적"이라고 봤다.

김다미가 이번 음반을 연주하면서 성숙해지기 위해 택한 방법은 최대한 오리지널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은 오리지널 악보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출판된 '퍼스트 에디션'을 구해서 연주를 오리지널에 가깝게 구사하려고 했어요. 마냥 아름답고 본능적으로 연주하면 혹시나 미성숙한 연주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최대한 학구적인 접근을 시도했죠."

김다미는 드보르자크를 잘 연주한 명반을 내놓은 연주자로 독일 출신 율리아 피셔(35)를 꼽았다. "피셔의 연주를 굉장히 좋아해요. 피셔는 악보에 상당히 충실했거든요. 그래서 오리지널리티를 풍기죠. 저도 오리지널에 충실해서 나이가 들어도 후회하지 않을 레코딩을 남기고 싶었어요."

 

김현실 기자  siri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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