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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대출금리 조작, 엄중 문책해야

은행마다 신용·소득·담보를 반영해 금리를 정하는 공식이 있다. 전산 프로그램에 대출신청자 정보를 입력하면 금리가 계산된다. 금리 조작은 가산 금리를 산정할 때 소득 금액을 줄이거나 담보가 없는 것처럼 꾸며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9개 은행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검사했더니 일부 은행이 대출 금리를 조작해 이자를 더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소득을 줄이거나 무담보로 처리해 가산금리가 오른 만큼 이자를 더 받아낸 사례가 수천 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대금리를 깎기 위해 신용등급을 고의로 낮추고 대출금리를 고정하는 수법도 적발됐다.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조작해 수입을 늘렸다고 한다. 금융거래의 생명인 신뢰를 훼손했다. 금리 조작은 영업 관행이라고 봐주기에는 도가 넘는 부정행위다. 은행들은 제멋대로 가산 금리를 매기면서 대출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린 것이다. 많은 피해자들은 자신이 피해자인지도 모르고 있다.

가산 금리는 리스크 프리미엄, 유동성 프리미엄, 신용 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법적 비용, 목표이익률(마진) 등 시장 상황이나 차주 신용도 변화 등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산정하는 등 합리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지난해 국내 은행이 대출 이자로 번 돈은 무려 37조3000억원이다. 올해 1분기만도 9조7000억원의 이자 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막대한 이자 수익을 올린 배경에는 ‘대출금리 조작’이라는 부도덕한 관행이 한몫했다. 은행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된 ‘금리 장사’도 모자라 대출 금리를 제멋대로 조작해 이익을 늘리는 데 혈안이 된 것은 실망스럽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21일 대출금리 산정체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잘못된 금리 산정이 광범위하다고만 밝히고, 검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 금리산정 적발 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은행도 사과 한마디 없다.

당국은 금리조작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는 알 권리가 있다.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은행에서 벌어진 일이다. 저축은행 등 나머지 금융기관은 더 심각할지 모른다. 가계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지 못할망정 조작으로 이자를 올려 받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지금 서민들은 돈 한 푼이 아쉬운 형편이다. 대출조건을 은행별로 따져 가며 이자 부담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 당국은 고의든 실수든 문제가 드러난 은행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리운용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영업상 관행을 넘는 범죄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검찰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금융 당국은 은행 자체 조사를 거쳐 부당하게 더 받은 이자를 환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연한 조치다. 환급이 실제로 됐는지 파악하고 금리산정 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 제고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금리산정 체계의 투명성을 높여 금융 소비자들을 금리 조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나서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

 

이재봉 대기자  dokdos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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