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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논란 속 탁현민 행정관 어떻게 처리할까
[사진제공-IBS중앙방송]

여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졌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의 거취 문제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탁 행정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각계에서는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탁 행정관 문제를 그대로 밀고가느냐, 일정 시일이 지난 뒤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느냐를 놓고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취임 시 탁 행정관의 해임을 촉구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한 직후 탁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해 청와대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탁 행정관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표명한 국무위원은 정 장관뿐만이 아니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탁 행정관의 저서 내용이 "부적절하다"라고 언급했고 청와대에 사직을 요구하겠냐는 질문에도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내부에서도 탁 행정관에 대한 해임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 입장은 현재까지 변한 게 없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탁 행정관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직까지 없는 거냐'는 물음에 "없다. 정 장관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는 걸로 보이지만 문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를) 했는지 비서실장을 통해서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13일 "청와대 차원에서 탁 행정관 경질을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탁 행정관의 저서가 문제된 시점부터 꾸준히 경질 혹은 사퇴를 요구해왔다.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은 12일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 가고 탁 행정관의 방패막이 노릇에 이리도 천착하는 것이냐"라며 탁 행정관을 즉각 파면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당은 일찍이 탁 행정관이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질책했고, 그가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야3당 여성의원들은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침묵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탁 행정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그들은 카톡방을 통해 의견을 교환한 후 청와대에 비공식적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그 다음 날인 23일 김정숙 여사가 민주당 여성의원들을 초대해 오찬을 가졌지만 탁 행정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오가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탁 행정관이 문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이기에 그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는데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속실 인사의 경우 대통령과의 사적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특수성을 가진다. 그는 지난해 문 대통령과 히말라야 랑탕 트레킹을 함께 했고 19대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출마선언 영상을 총괄해 제작했던 사적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이번 독일 순방에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탁 행정관의 거취 문제가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이 변수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대통령이 근무하는 청와대에서 보좌하는 참모진들 인사는 특별히 대통령의 고유 권한에 속하기에 설령 적격 유무가 문제된다 하더라도 여론에 의해 흔들리게 된다면 대통령의 인사권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탁 행정관은 정치권뿐만이 아니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여성단체연합,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 여러 여성단체들로부터도 경질 요구를 받았기에 결정이 지연될수록 청와대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 교수는 "인사권이 밀리기 시작하면 다른 부처라든가 다른 인사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게 되기에 시기적으로 조절하고 있을 것이다"라며 "여론 상태를 좀 더 관망하고 대통령의 인사권에 부담이 없는 시기를 택할 것"이라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일정 시일이 지난 뒤 청와대에서 탁 행정관을 다른 곳으로 보직 이동을 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할 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탁 행정관의 거취에 대한 청와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신홍진 기자  hjshin1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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